아리카와상 소설 정주행한거 갈무리.
단순히 좋아한다- 보다는 발표라는 틀에 맞춘 부분들 뽑은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부분을 뽑지는 않았으니까.
프리터집을사다, 바다밑, 식물도감 세개 못 읽은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월요일부터 4일동안 열권 읽었으면 힘냈다 김소야.
대부분 핸드폰으로 친거라 오타 쩝니다. 주의.
"그 여자애들은 네가 '사귀어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네가 걷는 속도를 맞춰주지 않거나 배려 따위 해주지 않아도 토라지지 않은 채 열심히 네 뒤를 따라갔던 거야. 아…, 가여워라."
"그리고 마지막엔 반드시 여자한테서 '미안, 더 이상 못 따라가겠어'라는 말을 듣고서 끝났겠지."
(중략)
"잘 들어.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어본 적이 있는 남자는 여자에게 보조를 맞춰주는 정도는 학습으로 알고 있는 법이야. 자기만 먼저 걸어가버리는 일 따위 없는 건 물론이고. 한 번이라도 서로 좋아해서 사귀어본 적이 있는 여자는 자신을 일절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가는 남자는 자신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고, 결국엔 지쳐서 이별을 선언하게 되는 거야."
(도서관전쟁 별책18p)
기요카즈로서는 직장에서 계산대 돈자루로나들고 다닐 것 같은 물건이지만 막상 들고 나가면 "기요타씨, 멋진데요"하고 젊은 아이들의 칭찬을 듣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멀찍히 서 있던 유키가 흐흠, 하고 자못 자랑스러운 얼굴로 바라보는건썩 재미가 없었지만.다소 멋쩍은 느낌으로 시작한 캐주얼 복장이었지만 요시에의 전언에 의하면 이웃 아주머니들의 평판도 제법 좋은 모양이다.
그건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아저씨 삼총사, 82p)
"……엄마는 그런 경우에 용서했어?"
"그렇진 않아. 울고불고 화내고 난리치면서 몰아붙였지."
"엄마도 못한 걸 자식에게 강요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자식이니까 엄마를 뛰어넘기를 바라는 거지."
끝까지 당당한 이 어머니에게는 절디 이길 수 없다.
"다쿠미는 아빠랑 똑같지만, 역시 나랑 비슷한 아가씨가 옆에 있구나. 고생할 텐데."
고인이 된 아버지를 언급하면서도 역시 인정사정없다. 하지만 듣고 보니 마키코는 어머니를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했다. 한심한 남자에게 헌신하는 부분은 특히.
(중략)
"좋은 형아네."
마치 어린 시절 같은 칭찬에 쓴웃음이 나왔다.
손해만 보는 칭찬이지만, 어머니에게 들으면 옛날부터 무척 기뻣던 것도 사실이다.
(시어터!2,286-287)
"하지만 스즈가 저보고 비겁하다고 했는걸요."
"그러니까 일도 연습도 제작 분담도 전부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네다씨는 능력도 있고 스즈보다 재주도 훨씬 많으니까 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다고 남는게 뭐지?하네다 씨가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스즈에게 과시하고 자랑하는 것 외에 말이야."
치토세가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스즈를 굴복시키고, 그 후로 스즈와 지금까지처럼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 스즈에게도 자존심은 있어."
(시어터!2,230)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그렇지만요,"
여대생은 아무래도 싱관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 사람들이랑 어울려 다니는 거 그만두는 게 어때요? 그 위장약, 진정제죠? 그러다가 그 약도 듣지 않게 될 거예요."
(중략)
"아가씨는 왜 내게 그런 얘기를 해주는 거죠?"
여대생은 허를 찔린 듯한 표정을 짓거니,
"저도 잘못된 방향으로, 하물며 가고 싶지도 않은 엉뜡한 방향으로 갈 뻔했을 때, 스쳐 지나가던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거든요. 저랑 아줌마도 스쳐 지나가는 사이잖아요. 그러니까요."
(한큐전차,174,176)
'생각해보니, 난 낯선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아왔구나." (한큐전차,153)
"형편없는 남자네요."
거침없는 그 판정이 가쓰야에게 내려진 것이라는 걸 한동안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곧 깨닫고 나자 미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생판 모르는 남이 형편없는 남자라고 칼로 베듯 잘라 말하는 남자와 자기는 사귀고 있는 것이다.
"그만두는 게 어때요? 고생할 거예요."
노부인은 망설임 없는 말투로 그렇게 말하더니, 울음을 그친 손녀딸의 손을 잡고 반대편 출구를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한큐전차, 86p)
"이건 지나가는 참견쟁이 노인네의 무책임한 충고니 그냥 한번 들어봐요."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귀를 기율이고 있다.
"지금은 마음이 풀릴 때까지 그저 저주를 하면 돼요. 아가씨가 회사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 남자는 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을 테고, 그건 그의 장래에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신부 얘기는 구태여 하지 않는다. 그런 뻔뻔한 여자는 출산 후에 복직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도키에의 인생 경험에 비추어 알 수 있다. 사연으로 봐서도 복직하기는 거북할 것이다. 남의 애인알 가로채는 술수야 있는 여자겠지만, 주위의 싸늘한 눈초리에는 견뎌낼 근성도 배짱도 없을 것이다
"마음이 풀리면, 가능하다면 그 시점에서 회사를 그만 두세요."
도키에도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고, 그녀도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영리한 이 여성은 도키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했을 것이다. (한큐전차 51p)
"좀 이상해요."
놀리듯이 말하자, 츠카사가 "뭐가"하고 물었다.
"츠카사 씨가 상냥하니까 이상하잖아요. 오늘 뭐 잘못 먹었어요?"
"이런 결례가 있나."
"안라던 짓을 하니까 그렇죠."
상대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메롱 혀를 내밀어 장난을 친다.
"뭐야, 멀쩡한 모양이네"하고 츠카사는 맥이 풀린 모양이다.
"우울해하고 있으면 밥이라도 사줄까 했더니 필요 없겠군."
"아, 아니에요! 엄청 우울해요! 같이 밥 먹고 싶어요!"
"기운이 넘치는구만 뭔 소리야."
(시어터!2,99-100)
"앙케이트라면 많이 회수했으니까, 참고하기엔 충분하잖아."
"하지만!"
츠카사의 말을 가로막으며 치토세는 불만스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저만 츠카사 씨에게 앙케트를 받은 적이 없잖아요……."
(시어터!2,300)
어떤 장르든 고객층을 넓힐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문가 취향의 상품이 아니다. 일반인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캐주얼힌 상품이야말로 그 장르의 영역의 폭이며, 그것을 경시하는 업계는 쇠퇴한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어터 플래그만이 아니다. 알기 쉬운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하는 극단은 모두 좀처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캐주얼한 엔터테인먼트로 만 단위의 관객동원을 자랑하는 극단도 있지만, 그곳도 아직 주류로부터는 무시당하고 있다고 한다. 한 발만 도약하면 모두 칭찬할 거라고들 하지만, 관객수를 만 단위에 올려놓고도 여전히 무시당한다면 도약했다로 인정받을 후 있는 라인은 도대체 어디인가.
전문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상품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업계에 확실히 필요한 것이리라.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상품을 냉대하는 업계는 결코 사회의 주류는 될 수 없다. 알기 쉬운 것을 경시하는 풍조에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불가결한 일반 관객에 대한 경멸이 숨어 있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강품이 무시당하는 업계에 과연 누가 돈을 내고 싶어 한단 말인가.
밖에서 바라보면 화가 치밀 정도로 주객이 전도된 가치관에 자신의 가족이 휘둘리는 것은 매번 그렇지만 불쾌했다.
(시어터!2,180-181)
난 도와주러 온 게 아니야.
최선을 다하고도 이루지 못했을 때 비로소 사람은 꺾인다. 그것이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꿈임을 깨닫는다.
(시어터!1, 55p)
"여...연습 시간이 부족해서 배우들에게 부담이 가는 건 알지만."
"배우의 부담 따위는 내 알바 아니야!"
츠카사의 호통에 다쿠미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각본이 늦어지면 그만큼 돈이 든다는 걸 명심해!"
재정을 관할하는 츠카사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그것뿐이다.
"똑똑히 기억해둬. 시간과 돈은 반비례 관계에 있어. 시간을 들이면 돈을 절약할 수 있고, 돈을 들이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세상은 그런 구조로 되어있어. 왜 특급열차가 보통열차보다 비싸겠냐. 시간을 사는 돈이 추가되기 때문이야."
공연 준비도 마찬가지다. 각본이 백지인 상태에서는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수 없다. 작가의 이미지에만 의지해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도구류와 의상 등, 모든 것을 짧은 시간에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돈을 들일 수밖에 없다.(시어터!1, 108-109
"겨우 대엿새 만에 이걸 다 만들었다고? 전표 정리하는 데만도 몇일은 걸리겠다!"
츠카사의 성격상 잡다한 전표도 깔끔하게 정리해놓았을 것이다.
"보통은 이렇게 못하죠. 어지간히......"
치토세는 거기서 말을 멈췄지만, 뒤에 이어질 말은 다쿠미도 알 수 있었다. -어지간히 소중한 상대가 아니면.
(시어터!1, 83p)
"......마티네가 뭐더라?"
연극 관계자에게는 익숙한 용어인 모양이지만, 츠카사 같은 문외한은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마티네는 낮 공연, 수와레는 저녁 공연이라는 뜻인데, 잠시 생각하디 않으면 떠오르지 않았다. 어원은 프랑스어인데, 왜 일본의 연극용어에 프랑스어를 도입해야만 하는건지 츠카사는 전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헷깔리니까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처음에 통보했지만, 다들 입에 밴 탓에 자꾸 나오는 모양이었다.
(170-171)
"애니나 특촬물 같은 건 프로들이 온 힘을 다해 속여주었기 때문에, 어릴 때 몰입할 수 있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어. 그냥 그림이고 분장일 뿐이지만, 열중해서 보던 시절에는 그게 진짜였으니까. 쁘띠몬으로 싸우는 애니 주인공도, 변신하는 전대 히어로도 우리 동네에 없을 뿐이지 어딘가에는 있다고 생각했었어."
-그것은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는 최고의 찬사다.(133)
'연극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알기 쉬운 무대가 정말 좋습니다.'
그렇게 쓰여 있었던 것이다.
하루카와 다쿠미의 각본은 너무 알기 쉽다고 늘 비판받고 있었다. 가볍다. 얄팍하다. 깊이가 없다.
관객들이 단순히 웃고 돌아갈 수 있는 연극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알기 쉬운게 뭐가 나빠. 누구나 알 수 있는 연극이 뭐가 나빠.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비판이 귀에 들어오면 언제나 흔들렸다.
(41p, 시어터!)
안녕하세요?
거기까지 치고 손가락이 멈춘다. 글재주가 없는 비극이다. 리포트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데, 곰곰이 15분 동안 생각을 계속 하고 있던 그때 "어휴, 짜증 나!"라며 우에노가 못 참겠다는 긋 오오가미의 휴대전화를 낚아챘다
(키켄!,78p)
다만 우리 동네가 주택가여서 마땅한 가게도 근처에 없다 보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이는 장소로 딱 좋았덩 모양이에요. 그러다 보니 수지가 맞는 정도죠, 뭐. 수예같은 걸 가르치는 분이 차 모임을 겸해 통째로 빌리는 경우도 있고요.
(키켄/27p)
'만약','횡재'. 그런 확률에 집안 형편을, 돈을 걸라는 말인가? 에쓰코도 그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 만큼 성적이 좋았다면 물론 가고 싶다. 오래전부터 동경하던 대학이다. 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더라면 부모님을 졸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학원에 다니고도 '어쩌면'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는 대학을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붙는다고 해도, 안전을 위해 지원한 대학의 입학금을 날리는 행위다. 애써서 합격한다고 해도 에쓰코가 동경하던 그 대학에 갈 수 없는 건 변하지 않는다. 이제 에쓰코는 집안 형편을 알 만큼은 어른이다. (한큐전차,184p)
"게다가 이왕 간사이에 왔으니 맛있는 다코야키를 먹어보고 싶었거든. 그래도 이게 첫 데이트라면 너무 멋없는 걸까?"
"아냐, 좋아. 나도 간사이에 왔는데 여태껏 다코야키를 먹은 적도 없고."
(136)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과연 그렇게까지 하면서 매달려야 할 남자일까?
게다가 여자한테 손찌검이나 하는 남자랑 사귀고 있다는 걸 엄마가 알게 되면 슬퍼하겠지.
이제껏 머리에 스쳐 지나가지도 않던 생각이 떠올랐다. 불효막심한 짓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 뿐만 아니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틀림없이 슬퍼할 것이다. (89p)
"그건 말이야. 혼주가 다시 받을 엽서에 스스로 '님'자를 붙이는 건 뻔뻔스러우니까 자신을 낮춰서 '앞'이라고 써서 보낸 거야. 회신을 보내는 사람은 '앞'이라는 그 글자를 두 줄로 지우고 '님'자로 고쳐 쓰는 것이 예의라고."
가츠야의 표정이 시무룩 해지더니 입을 다물었다.
"뒷면에도, 참석할 거면 '참석하심'에 동그라미를 치고 주소와 이름만 쓰는 게 다가 아니야. '하심'은 역시 선으로 긋고 '불참하심'은 전부 선으로 지우는 거야."
좀 더 격식을 갖춘다면 동그라미를 친 '참석'글자의 앞과 뒤에 각각 '기쁜 마음으로'와 '하겠습니다'라는 한마디쯤 덧붙이겠지만 가츠야에게 그런 것까지 바란다는 건 가혹할 테니 말하지 않았다.
(중략)
"물론 '존함'같은 경어도 지우는거야. 지우고 그냥 '이름'이라고 쓰는 거지."
(81p)
그와 사귄지 5년째로 접어들자 결혼을 앞두고 상의할 일이 많아졌다. 둘 다 매리지 블루에 빠져 말다툼도 잦아졌고 엇갈리는 일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런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니 식을 올릴 때까지만 참으면 되는 거라고, 결혼한 친구들은 충고했고 쇼코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단, 그것은 매리지 블루의 틈을 타서 둘 사이를 헤집고 들어올 사람이 주위에 없다는 전제하에서의 이야기였다.
(한큐전차,29p)
쇼코는 다카라즈카 호텔 각인이 새겨진 답례품 봉투를 발 언저리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깨지는 물건이라 해도 알 게 뭐야 싶었다. 애초부터 기쁜 마음으로 답례품을 받아올 만한 결홈식이었더라면 새하얀 드레스 같은 건 입고 가지도 않았다. 웨딩드레스조차 기가 죽을 법한 쇼코의 하얀 드레스를 쳐다보던 신부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마음속 앨범에 소중히 간직해 두어야지.
흰색은 신부의 색이기 대문에, 초대받은 사람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가서는 안 된다.
그건 결혼식장에서 기본 중의 기본 상식이다. 올린 머리에 꽂은 핀까지 순백색이었으니 쇼코는 방명록에 이름을 쓰는 순간부터 주위로부터 차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사랑, 전철 / 25p)
"최고재판소까지 가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킬 수 없다는 판결이 나온다면,토우마 선생님은 차라리 어디 다른 나라로 망명이라도 해버리면 어떨까요-." (도서관혁명, 210p)
"그래. 민주국가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국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경찰과 방위성에 위기관리 강연 강사로 불려갈 만한 작가가 '일본에서는 표혀느이 자유가 보장되지 않아서 망명을 희망합니다'라고 같은 민주국가인 타국으로 도망쳐버린다면-일본의 국제적인 지위가 땅에 떨어진다구. 원래부터 미디어 양화법에 의한 검열은 여러 선진국에서도 '사회주의 체자 같다'며 평판이 좋지 않았어. 단지 내정 간섭이 될 테니까 가끔 비판 대상이 되었을 뿐이지만, 실제로 양화법에 탄압을 받은 작가가 망명하면 이야기는 달라지잖아. 망명하는 곳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째서 민주국가의 작가가 민주정부에게 탄압을 받아 나라를 버려야만 하는가?'라며 이때다 싶은 듯이 선진국들의 비판이 쏟아질 거라구. 그렇게 되면 양화법이 흔들리겠지."
(도서관 혁명, 216-217)
"그렇다고 해서 미디어 양화위원회와 적대하는 도서대가 정의가 된다는 뜻은 아니야. 그건 알고 있나?"
「물론이에요. 그야 도서대는 검열과 싸우기 위해서라며 무기를 들었으니까요.」
(중략)
「자신이 주도하지 않았다 하더라고, 검열과 싸우기 위해 사람을 상처 입히고 죽이는 수단을 선택한 도서대는 그 선택을 한 시점에서 결코 정의의 편은 될 수 없어요. 하지만 이미 무기링 버릴 수도 없죠. 무기를 버리몀 자신들이 궤멸당할 테니까. 」
(도서관혁명,80-81)
"교관님, 그건 상관없는데요, 정말 상관없어요."
"시끄러워. 기숙사 자판기에서 사면 비싸단 말이야. 온 김에 사야지."
도조가 바구니에 넣은 것은 맥주 여섯 개들이 팩이었다.
"무겁다니까요. 정말-."
"내가 들 거니까 신경 쓰지 마!"
온 김에 산다며 도조는 안주 코너로 가서 훈제식품 몇 가지를 바구니에 담았다.
아-, 이건 우리들이 방에 과자를 상비하고 있는 거랑 비슷한 상황인가-하고 남자 쪽의 생활을 살짝 짐작해본다.
(도서관혁명,54p)
"미디어 양화법이 왜 통과됐는지 알고 있나?"
(중략)
"뭐, 맞아. 미디어가 규제된다는 결과에 흥미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많았어. 현재 양화법이 철폐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말을 규제한다는 사실에 문제의식을 가지는 국민이 적기 따문에 양화법은 그대로 존속할 수 있는거야."
(도서관 위기,176-177)
"기획사 여러분 측에서 세상사를 민사로 소송해주실 수 없을까요."
(중략)
"세상사 측에서도 맞받아치겠습니다. '이발사'는 미디어 양화 위원회가 규정힌 위반어이기 따문에 교열에서 권장어로 바꾼 것은 정당행위라고."
"그런 짓을 하면 각종 미디어의 먹잇감이 된다고!"
"바로 그걸 노리는 겁니다."
오리쿠치는 딱 잘라 말했다.
(도서관 위기,166p)
오리 @duck_54 11월 12일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발사'는 양화위원회의 위반어에 들어가 있습니다. 우선도는 높지 않지만 저희들은 세상사 소속입니다. 미디어 양화위원회와 미디어에서 싸우는 첨병을 맡고 있으며, 또 미디어 양화위원회도 저희들에 대해서는 본보기라도 삼는 것처럼 검열이 엄격합니다."
(중략)
"코사카 씨의 특집호에, 설령 아무리 우선도가 낮은 단어라도 위반어가 들어간다면 틀림없이 그 단어는 표적이 될 겁니다. 양화특무기관은 반드시 코사카씨의 책을 몰수하러 올 거예요. 코사카 씨의 책임이 아니라 저희 세상사에게 본보기로 삼으려는거죠. 그렇게 되면 많은 부수에 저렴한 가격이라는 콘셉트는 붕괴됩니다. 저희는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적은 부수에 높은 가격의 노선으로 갈아타야만 해요. 코사카씨의 팬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목적은 이룰 수 없어지고 말지요."
(중략)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구매할 수 없는 어린 팬이 해서는 안 될 행동을 벌이는 경우도 생길 거예요."
(도서관 위기 158p)
하지만, 말하고 시바사키는 턱짓으로 테즈카의 무릎을 가리켰다.
"아이의 눈높이는 이제 학습했잖아."
테즈카의 무릎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다.
"이건... 내가 서 있으면 타고 오르니까."
(중략)
"그러니까, 그게 아이의 눈높이야."
아아-, 그런가.
타고 오르려고 했던 이유는...
"보이는 높이가 다르구나..."
그렇게 중얼거리자 시바사키는 어느새 고양이처럼 테즈카의 옆에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냉큼 사라져버리다니 평소의 시바사키다웠다.
(도서관 위기 99p)
"아마 그 가방에 기자재를 넣어뒀을 것 같은데요, 도촬용으로. 흔한 수법이에요. 어디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고서 여자애의 발치에 놓아두거나 가방 각도만 조절해서 도촬할 수 있도록 한 거죠."
변태의 수법에 대해서는 남성진보다 여성진이, 특히나 시바사키가 압도적으로 잘 알고 있어서 남성진은 거의 듣고만 있는 상태였다. 변태를 지망하지 않는 남자는 애초에 수집할 필요도 없는 정보이지만, 여자는 어쩔 수 없이 말려들어서 그 수법을 알게 되는 경우가 종동 있었고 여자끼리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정보교환을 하며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었다.
(31p 도서관위기)
"카사하라 씨, 6년 전의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젊은 혈기나 실패 등등 봉인해두었던 기억이 그 질문 때문에 단숨에 부풀어 올라 이쿠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부끄러워요!"
그립다거나 그런 느낌도 들지만, 이렇게 조금 덧붙이자 코마키는 싱긋 웃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말하면 좀 안심이 돼?"
(도서관 위기,19p)
"게다가 도서관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적인 의미로 분서를 행한 적도 있지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말이지만요."
식민지에 도서관이 진출했던 당시의 이야기다. 그때에는 사회주의 도서나 현지의 역사서, 고전 등을 대상으로 삼아 많은 서적이 분서/압수되었다. 직접적으로는 헌병이나 경찰이 벌인 일이지만 조사나 선별에는 도서관도 적극적으로 손을 대었다. 귀중한 서적은 일본으로 가지고 돌아왔고 심지오는 그 책을 '수집'이라고 칭하며 성과를 자랑했다고 하니, 당시의 도서관 업계가 이런 폭거에 얼마나 자각이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
당시 도서관 업계의 유력자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적극적인 반성을 하지 않고, 도리어 당국의 명령을 받았다며 자신들이야말로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도서관 내란 181-182)
"요즘은 청각장애인의 대화 기구가 되고 있어. 교류회 같은데 가면 어르신들도 쓰신다니까. 수화를 모르는 사람도 알아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 편리하겠지. 휴대전화라면 늘 갖고 다니기도 하니까."
이쿠에게는 단순히 편리한 도구인 휴대전화였지만, 그렇게 사람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가치를 이제야 앟게 되었다. 굉장하잖아, 휴대전화 문화.
(85p 도서관내란)
"히노의 악몽 뒤로 겨우 5년 만에 도서대를 정비했어. 정정당당한 방법만으로는 무리였겠지. 너도 조금은 익숙해지는 편이 좋아."
도서대는 정의의 편이 아니니까, 시바사키도 그렇게 말하려는 걸까. 입대한 뒤로 이미 이쿠가 몇 번이나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말을.
하지만 시바사키의 대사는 좀 더 신랄했다.
"정당하게 준비된 무대에서 싸울 수 있는 건 이야기 속에 나오난 정의의 편 뿐이야. 현실에서는 아무도 받쳐주지 않으니까. 진흙구덩이에서 뒹굴 각오가 없으면 정의의 편 따위는 집어치워야지."
(도서관 내란 72p)
어떤 취재를 요청받았다. 원래대로라면 사전에 원고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줄텐데, 원고는 오지 않았다. 연결해준 담당 편집자나 마케터도 몇 번이나 상대 잡지를 쪼아댓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결국 사전 확인을 하지 못한 채 잡지가 발행됐다. 그녀에 관한 특집은 악의의 결정체라 해도 될 정도였다. 그녀를 상처 입히기 위해 단어를 교묘하게 쓰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알리지 않은 경력이 공개됨으로써 어떤 사정인지 깨달았다.
그녀가 대학시절 문예부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스토리셀러/76p)
"어린이의 장래를 위해서? 입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치에 맞지가 않단 말이야. 그 녀석들은 부모나 학교가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보호해줄 걸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자기들이 명품 브랜드인 줄 알고 있다고. 부모나 학교도 자식이나 학생이 마냥 사랑스러운 게 아니라고, 자기가 갖고 있는 명품 브랜드에 상처가 나면 가치가 떨어지는 정도의 예견으로 이번 사건도 애매하게 넘어간 거야. 자식의 장래를 생각하면 이런 일이 있을 때 따끔하게 혼을 내고 넘어가야 하는 거야. 성사 입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자식의 잘못을 지금따지 전부 애매허게 얼버무려왔을 거야. 그러니까 저런 교활한 명품 브랜드 자식이 생기는 거지. 다식이 잘못하는 건 당연해. 자식이 잘못하명 부모라는 사람이 오줌을 찔끔 지릴 정도로 야무지게 야단을 쳐서 '아아, 이건 나쁜 짓이구나.'하고 가르쳐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
시게오의 화는 기요카즈고 공감이 가는 바가 있었디만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반대의 이치가 고개를 든다.
버릇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쪽이든 옳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애매하게 얼버무리는 것을 자식에 대한 애정과 바꿔치기하여 세상에 체면을 지키는 것이 세상에 보이기는 더 좋다.
(아저씨 삼총사)
두 사람 모두 교복 차림이다. 여름방학에도 학교를 드나들 때에는 교복을 입어야 하는 모양이다. 외부인과 구분하이 위한 문제도 있을 것이다.
(아저씨 삼총사,263)
최종 확인하듯 기요카즈가 묻자 유키는 덧붙였다.
"그리고 내 시급, 백 엔 인상해주세요. 위자료로."
아저씨들이 풋, 하고 웃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유키의 머리 위로 두툼한 할어비지의 손바닥이 올라오더니 말했다.
(아저씨 삼총사 76)
그래, 일단은 행복을 향해 한 발자국
함께 차를 마시고 나면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 어려운 이 나이에. 친구가 한 명 늘어나 있겠지
(사랑 전철, 아리카와 히로, 228p)
정년퇴직 전에도 거래처와의 약속이 없는 날은 항상 도시락을 들고 출근했다. 요시에가 알뜰한 면이 있어서이기도 했고 도시락을 가지고 오는 것이 훨씬 절약이 된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촉탁 대우를 받게 될 것이고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절약하지 않으면 노후대책의 문제도 있다. 그 점에서 요시에는 매우 합리적인 이유에서 좋은 아내였다. 도시락에 담기는 것이 애정이거나 경제관이거나 맛에는 다를게 없는 것이다.
(40p, 세마리 아저씨)
중학생이 되면 동네 검도장에 다닐 여가는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기왕에 검도를 계속하려면 그동안 다녔던 미천이 있는 만큼 학교의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가는 것이 자격증을 따기 쉽고 동아리 활동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고교 입시의 내신성적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니, 어느새 이런 류의 취미활동도 입시수단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세마리 아저씨, 6p)
"귀찮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귀찮아하지 말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고, 귀찮아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는 법이거든. 왜 협력 안하냐고 투덜거리기보다는 협력적이지 않은 사람에게서 협력을 얻어내는 방법을 생각하는 편이 건설적이지 않아? 해줄 의리도, 인연도 없는 남에게 뭔가를 부탁할 때엔 '협력해줘야 해'나 '해줄 테지'라면서 어설프게 예상하는 녀석은 반드시 실패하거든. 협력이란 기대하지고 요구하지도 말아야 하고 그저 교묘하게 이끌어내야 하는 거야."
(도서관 전쟁,p.287)
역시 여자애는 '조심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으니까. '얼굴에 상처라도 생기면 시집가기 힘들다'는 말은 여자애의 부모님이 곧잘 하는 말인걸."
"상처가 생겼다고 내팽개칠 남자랑 결혼하는 건 괜찮다는 소리인가?"
테즈카는 더욱더 의아한 빛이었다.
(도서관 전쟁, pp.245-246)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오. 국가권력을 비판하는 논조는 찍히기 쉬우니까. 그런 화제에 대해서는 미디어 양화위원회의 감시도 엄격하고 위쪽에서 경계망을 칠 가능성도 있어. 보도쪽 세계에서는 하루 활동 규제를 먹으면 정세를 따라갈 수 없고, 구독층도 다른 회사로 넘어가거든. 하루의 손실로 끝나지 않아. 대세를 따라야 자기 위치도 지킬 수 있고, 자기규제를 해야만 하는 사회라는 것도 사실이다. 뭐가 나쁘냐면 그런 사회로 만든 국민이 나쁘다고 할 수 있어. 미디어 양화법을 말없이 통과시켜버릴 만큼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의미로 말이지.
(도서관 전쟁, pp.200-201)
"훈련시간을 늘려주세요, 저도 할 수 있습니다!"
"안 돼."
코마키는 딱 잘랐다.
"적성에 안 맞는 방면을 훈련하기 위해 탄환을 쓸 만큼 부대 예산은 윤택하디 않아. 적재적소는 궁핍한 군대의 기본이지. 카사하라 씨를 저격수로 키우기보다도 테즈카 일사를 키우는 편이 싸고, 전원이 저격수가 될 필요도 없어."
설마 열의 앞을 경제 문제가 막아설 줄은 몰랐다. 납득항 수밖에 없어서 이쿠가 입을 다물자 코마키가 말을 이엇다.
(도서관 전쟁, 91p)
검열에 걸린 위반서는 통신으로 판매하면 법률위반이 되기 때문에 출판사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책을 더 찍어낼 수 없다. 책을 찍지 못하는 상황에서 몰수된 손실분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권당 단가가 훌쩍 뛰어 현재는 양화법 성립 이전보다 두배가 넘는 표준가격을 매기고 있었다.
(도서관 전쟁, pp.45-46)
어째서 어른은 책을 그저 재미있게 읽으라고 내버려두지 않을까. 자신들은 그저 들기기 위해서만 책을 읽으면서.
(도서관 전쟁, 258-259)
"결국은 뭔가의 탓으로 돌려서 진정하고 싶은 거지. 범인은 그 책 때문에 삐뚤어졌다. 이 영화의 영향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이야. 이유를 붙여서 원인을 제거하고 나면 어린이를 감독하는 쪽은 안김랄 수 있다는 논리잖아"
(도서관 전쟁, 165p)